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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우주

2016년 1월 둘째주의 화두

1. 

돈을 잘 버는게 아니라 잘 쓰는 것.

잘 버는 것(많이 버는 의미가 아니라) 못지 않게 쓰는 것도 중요하다. 가난할수록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할수록 이성적으로 돈을 써야만 조금더 기품있는 삶을 살 수 있다. 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의 행복을 유보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돈을 모아야 한다. 돈을 모아서 조금은 길게 여행을 가고 싶다. 가계부를 쓸 필요가 있다. 아니, 꼭 써야만 한다 이제는. 


옷과 책을 살 때 한 번만 더 고민해보자. 


2. 

기록하기. 생각하기.

생각이라는 놈은 기록하지 않으면 정말 순식간에 증발해 버린다. 특히 나같이 걱정하고 고민하다가도 자고 일어나면 까먹는 사람은 기록이 정말 필요하다. 나에 대한 생각. 사람들에 대한 생각. 사회와 청년 위안부 정치인 예술가 디자인 음식 등등에 대한 기억들을 붙잡고 싶다. 내 생각을 붙잡아서 나라는 사람을 내 머릿속에 조금 더 그려보고 싶다. 나의 울타리를 확인하고 어디까지 가능한지 무엇을 바라는지 더 알고 싶다. 더 편안해지고 싶다. 인생이라는 놈은 늘 잡힐듯하면 달아난다고 하지만, 잡아보려고 해봐야 바짓가랑이라도 잡을 것 아닌가. 


3. 

유명해지고 싶은가. 무얼 정말 하고 싶은 걸까. 

기필코 그리고 싶은것, 글로 써내고 싶은것은 없다 내게. 창작의 욕구가 그리 크지 않고 또한 게으르다. 이런 내가 예술을 하지 않고 디자인을 하는 건 천만 다행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는 건 전문가가 아니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다. 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는 일이다. 재밌고 시간을 보내기 좋고 멋진 일이다. 내 감정을 노래에 실어 보낼수도 있고 답답한 맘, 소리치고 싶은 맘을 큰 캔버스에 큰 붓을 휘두르며 배설할 수도 있다. 큰 마음은 아닐지언정 분명 나 또한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을 사랑한다. 내 감정을 잡아주는 것, 놓아주는 것, 깊은 곳으로 순식간에 떨어지게 해주는 것. 나의 불안전한 현재를 메워주는 것. 모두 예술이다.


전업 일러스트레이터, 북디자이너 등이 된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난 유명해지고 싶은걸까,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지고 싶은걸까, 사회적으로 인정해주는 적당한 직업을 갖고 싶은걸까. 무엇때문인지 모르지만 미래를 상상하며 그림을 그려보자고 다짐하면 그림을 그릴 맘이 생기지 않는다. 좋은 그림을 볼때, 재밌는 만화를 봤을 때, 좋은 전시를 봤을 때, 어떤 순간을 붙잡고 싶을 때... 그 때 그림이 그리고 싶다. 기록 욕구가 강한걸까? 어릴적에 기억하고 싶어서 만화책을 찢어서 모았던것, 드라마를 보거나 팟캐스트를 들어도 한 음절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은 왜일까? 


어쨌든 유명해지기 위해서라면, 프로페셔널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는 거라면 늦은거일지도 시간이 부족할지도 모른다. 냉정하게. 하지만 그냥 그림을 즐기고 싶다면 그건 좋다. 자연스러운 내 욕구에 집중하고 싶다. 억지로 미래를 위해서 지금 영어를 배우고 그림을 그리고 싶지는 않다. 지금의 내 욕구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 집중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고 싶다. 


그런데 내가 안자이 미즈마루나 피카소 마티즈처럼 훅훅 시원하게 그린다면 정말 행복하지 않을까? ^ ^ ;


4.

(회사에서)나는 내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고 싶은 걸까?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 그건 왠지 기분 나쁜 일이다. 그것도 회사의 수익도 충분하고 탄탄하며 진보적인 자세를 취하는 사람이 오너로 있는 회사를 다니며 그런 것은 더 기분 나쁜 일이고 호구가 된 느낌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렇다면 내 앞에 일한 모든 사람도 호구라는 것이다. 그들 모두 계약서에 대한 것과 퇴직금에 대한 내용을 모두 말하지 않은 것이다. 


퇴직금은 월급 더 많이 주는 것처럼 보이려고 하는 것일테고

계약서는 대체 왜 안쓰는 걸까? 

그냥 모르는 것 아닐까? 당연히 써야되는걸 모르는 건 아닐까... 그냥 한번쯤 얘기해보고 싶다. 

그 전에 계약서가 왜 필요한 것인지 스스로 확인하고 싶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말하기 두려운 것은. 미움받을까봐. 디자인계에서 매장당할까봐(큭큭 말도 안된다.) 짤릴까봐(이것도 말도 안된다) 미움 받는게 무서운 것이다. 미움 받고 불편한 존재가 되는게 두렵다. 그들은 나를 너무 불편하게 하는데 젠장. 나도 한번쯤 불편하게 해도 되지 않나? 그것도 당연한 권리를 말하는건데. 당연히 괜찮은거 아닐까?


5. 

다음 스텝?

을 생각 할 수 있을리가.

하지만 대략.


북디자인을 해보고 싶다.(책이 좋으니까! 예쁘니까! 사랑스러우니까! 멋지니까!)

친구들과 함께 일을 하고싶다.(내가 좋아하는 좋은 사람들과, 난 아무래도 편한 사람과 일하는 게 좋다)

자부심을 느끼는 일을 하고 싶다. 

조금 일하고 조금 가져가고 매일 자그만한 여유를 한조각이라도 찾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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